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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보컬 합성 기술, 가수의 영역을 넘보다

by 영더하기일 2025. 4. 21.

 AI가 만들어낸 목소리가 음반을 내고 무대에 선다? 이젠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사례와 함께, AI 보컬 기술이 어떻게 음악 산업을 흔들고 있는지 알아본다.

AI 보컬 합성 기술, 가수의 영역을 넘보다
AI 보컬 합성 기술, 가수의 영역을 넘보다

인간의 목소리를 모방하다: AI 보컬 기술의 진화

 AI 보컬 합성 기술은 텍스트나 멜로디 입력만으로도 실제 사람처럼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예전에는 기계적인 톤이나 부자연스러운 발음이 문제였지만, 최근에는 감정 표현은 물론이고 특정 가수의 창법까지 정교하게 모사해내는 수준에 이르렀다. 대표적으로 Vocaloid, Synthesizer V, 그리고 최근 화제를 모은 Supertone 같은 음성 기술 기업들이 이 분야를 이끌고 있다. 특히 한국의 Supertone은 BTS의 소속사 하이브에 인수되면서 대중의 관심을 끌었는데, 이 회사는 기존 가수의 목소리를 고품질로 재현하는 '리얼타임 음성 합성' 기술을 선보였다. 놀라운 점은, 이제는 단순히 창작용 데모를 위한 보컬이 아니라, 상업 음반이나 광고에서도 이 AI 보컬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K-POP 산업에서 AI 보컬은 작곡가들이 가이드 보컬 없이도 빠르게 곡을 완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사례로 보는 AI 보컬의 실전 활용

 실제로 AI 보컬이 사용된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사례가 있다. 첫 번째는 故 김광석의 목소리를 복원한 공연이다. 2020년 한국에서 개최된 추모 콘서트에서, AI 기술을 통해 고인의 목소리를 복원한 노래가 실제 무대에서 연주되었다. 이 기술은 딥러닝 기반의 보이스 클로닝으로, 김광석의 기존 음원과 말소리 데이터를 학습시켜 구현됐다. 당시 관객들 중 일부는 감동으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동시에 윤리적 논란도 적지 않았다. 또 다른 사례는 유튜브 채널 "향수 AI"를 통해 재조명된 90년대 가수들의 목소리다. 이 채널은 AI로 생성된 가수들의 목소리로 요즘 트렌드의 곡을 다시 부르게 하여, 세대를 초월한 새로운 팬층을 만들고 있다. 재밌는 점은, 이 영상들을 보고 “실제 가수가 부른 줄 알았다”는 댓글이 수없이 달린다는 점이다. 해외에서는 AI 보컬을 아예 신인 가수로 키우는 시도도 있다.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회사 Authentic Artists는 AI 보컬을 기반으로 한 가상 가수들을 만들어, 그들에게 가상 콘서트를 열고, 팬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게 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AI 보컬은 단순한 기술을 넘어, 새로운 콘텐츠 생산자이자 소비 트렌드를 바꾸는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감정이 없는 목소리? 넘어서고 있는 한계들

 과거에는 AI 보컬의 가장 큰 약점이 바로 ‘감정’이었다. 슬픔, 기쁨, 분노와 같은 인간의 섬세한 감정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감정 표현까지 가능한 AI 보컬 엔진이 등장하며 이 벽도 허물고 있다. 예를 들어, Synthesizer V는 감정 조절 기능을 탑재하여 노래에 강한 감정선을 삽입할 수 있게 했다. 목소리의 떨림이나 호흡 소리, 힘을 주는 발성 등 디테일한 요소를 수동 조절할 수 있어, 프로 작곡가나 사운드 엔지니어들이 더욱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눈여겨볼 점은, 이 기술이 ‘보조’의 역할을 넘어서, 독립적인 AI 아티스트로서 자리잡을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실제로 AI 보컬만으로 앨범을 낸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AI KAFU’**는 팬덤을 확보하며 꾸준히 음원을 발표 중이다. 사람들이 그녀의 존재를 알면서도, '노래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음악을 소비하고 있다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변화다. 다만 여전히 저작권과 윤리 문제가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기존 가수의 목소리를 모방한 AI 보컬의 경우, 원작자의 동의 없이 사용될 경우 큰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앞으로 법적 기준이 명확히 정립되어야 할 부분이다.

 

가수와 AI의 공존, 혹은 경쟁?

 AI 보컬 합성 기술은 분명 가수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단순한 ‘대체’로만 해석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AI는 인간 아티스트를 보조하고, 음악의 표현 영역을 확장시켜주는 도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미 많은 작곡가들은 AI 보컬을 활용해 빠르게 데모를 만들고, 심지어 직접 음반 제작에도 활용하고 있다. 이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고, 다양한 실험을 가능케 하며, 창작의 문턱을 낮추는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 물론 AI 보컬이 인간의 깊은 감성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누가 불렀느냐’보다는, ‘노래가 감동을 주느냐’를 기준으로 음악을 평가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진정성, 그리고 콘텐츠 자체의 완성도다.